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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전력 수요는 300만㎾ 모자라게, 공급 능력은 319만㎾ 넘게 '엉터리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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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전력 수요는 300만㎾ 모자라게, 공급 능력은 319만㎾ 넘게 '엉터리 계산'

입력
2011.09.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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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3시 지식경제부 전력담당과 사무실에 전화가 울렸다. 전력 수급을 조절하는 전력거래소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전력거래소는 예비전력이 100만㎾ 밑으로 떨어져 순환 단전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알렸다.

이 사실은 15분 후 회의 중인 담당 과장에게 전달됐다. 오후 3시11분 단전 조치가 이미 시행된 후였다. 지식경제부 장관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통보를 받았다. 전력거래소는 오후 2시55분에 일시적 부하감소로 상황이 호전됐다고 지경부에 보고했지만 5분 만에 이를 뒤집었다. 또한 최대 전력수요 예측치는 6,400만㎾로 실제 전력수요보다 300만㎾ 이상 차이가 났고, 전기 공급능력은 319만㎾가 과대 계상됐다.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한 정부합동점검반은 26일 이번 정전 사태가 이처럼 수요 예측과 공급능력 판단의 실패, 그리고 기관간 정보 공유 부재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정부는 실무 담당자 및 지휘 계통 등 관계자들을 중징계를 통해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앞으론 전력거래소와 별도로 한전에서도 수요를 예측한 뒤 두 기관의 데이터를 비교해 오차를 줄이는 '이중 예측 시스템'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급측면에서는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에 양수발전기의 상부댐을 만수위로 유지하는 한편 2014년까지 1,145만㎾ 의 신규 설비를 확충해 전력예비율을 14%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또 ▦지경부ㆍ한전ㆍ전력거래소 사이에 핫라인을 개설해 위기상황시 동시통보가 가능하게 하고 ▦위기대응 매뉴얼을 일반 매뉴얼과 긴급 매뉴얼로 구분하며 ▦'선 조치 후 보고'가 가능한 위급상황도 별도로 규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치상의 공급량과 실제 발전량에 차이가 있는 만큼 주파수와 전력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예비력을 산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전력거래소와 한전의 통합도 검토해야 하고, 노조 등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무리한 인원감축이 위기대응능력을 떨어뜨렸다" "낙하산 인사관행이 전문성과 조직긴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음미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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