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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배달원 안타까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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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배달원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1.09.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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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생활비로 고시원 쪽방에서 혼자 살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해 오던 한 중국집 배달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세상을 떠나면서 불우 어린이를 위한 보험금까지 남겼다.

26일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교차로에서 김우수(54)씨가 몰던 배달 오토바이가 유턴을 하던 중 맞은편에서 오던 아반떼 승용차와 충돌했다. 119구조대는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틀 뒤인 25일 오후 11시께 김씨는 홀로 병실에서 숨을 거뒀다.

강남의 한 고시원에 기거해 온 김씨는 70만원 안팎인 자신의 월급을 쪼개 2006년부터 매달 5만~10만원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했고, 재단 앞으로 보험금 4,000만원의 종신보험도 들어놨다. 김씨는 생전 장기기증 의사도 내비쳤지만 무연고자인 탓에 병원에서 가족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를 기증할 시한을 넘겼다. 재단 관계자는 “7살 때 고아원에 버려졌던 김씨는 홧김에 저지른 방화로 감옥에 갔다 출소 직전 재단을 알게 돼 줄곧 인연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김씨가 최근 형편이 어려워졌지만 후원금을 3만원으로 줄여서라도 꼬박꼬박 냈다”며 “가족이 없어 빈소도 못 차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린이재단이 나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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