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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교통카드 왜 빨리 닳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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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교통카드 왜 빨리 닳나 했더니

입력
2011.09.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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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모(42ㆍ경기 광주)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11)가 버스카드 충전을 자주 요구해 이상하게 생각하던 차에 최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가 교통카드로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하거나 장난감을 사느라 돈을 물쓰듯 했던 것이다. 용돈을 달라면 안 줘도 교통카드를 충전한다면 1만~2만원을 의심 없이 준다는 걸 노린 것이다.

최근 상당수 어린이들이 교통카드를 편의점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교통카드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대형 편의점들이 교통카드로 물품도 구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들이 동심을 상술에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광주 오포의 한 편의점 종업원은 26일 "학생들이 교통카드로 아이스크림을 사거나 스티커, 장신구들을 수시 구입한다"면서 "한번에 만원 가까이 구입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아는 학부모는 별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에 사는 김병규(46ㆍ여)씨는 "벌을 주기 위해 아이의 용돈을 반으로 줄였는데도 반응이 없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며 "부모들은 용돈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아이를 교육하는데 교통카드로 물품을 구입한다면 자녀교육은 한층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교통카드 충전은 현금으로만 할 수 있어 편의점 업주들에게 이중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분당의 한 편의점 업주는 "아이들이 교통카드로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현금영수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운영에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교통비 부담에 고통 받고, 아이들은 잘못된 소비를 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초ㆍ중ㆍ고생의 경우 학교폭력 때문에 교통카드에 용돈을 충전해 쓰고, 젊은 층은 신용카드에 비해 충동구매를 예방할 수 있어 교통카드를 선호한다"며 "교통카드를 통한 물품 구입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로 홈페이지 등록으로 현금영수증 발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부희 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장은 "교통카드가 편리한 측면도 있지만 어린 학생들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경제교육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ㆍ경기에서 이용하는 교통카드 중 스마트카드(티머니)는 GS25, 훼밀리마트, 미니스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이비카드는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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