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에 대한 반발로 내각 구성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반카다피 세력이 뚜렷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제리로 도피한 친카다피 무장세력이 국경을 넘어 시민군을 공격, 6명을 숨지게 해 리비아의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카다피 축출에 동참했던 시민군이 NTC에 동조하는 대신 무기와 포로들을 각각 미스라타, 진탄, 야프란 등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유는 시민군 내부에서 지역간 경쟁과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NTC 지도부는 25일 내각 구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벵가지, 미스라타, 진탄 등의 지도자들은 혁명 기여도를 주장하며 내각 구성에 큰 발언권을 요구했다. NYT는 이 같은 리더십 공백이 국가 통합을 늦췄고 NTC의 무기장악 실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스라타를 중심으로 한 일부 지도자는 마흐무드 지브릴 NTC 총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스라타 시민군은 "미스라타는 지브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시민군 불안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진탄 시민군은 무스타파 압둘 잘릴 NTC 위원장이 동부 알바이다 출신이기 때문에 다른 고위직은 미스라타나 서부 산악지역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브릴 지지자들은 미스라타, 진탄, 서부 산악지역 등의 파워게임이 내각 구성을 방해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카다피 무장세력이 알제리 국경을 건너 시민군을 공격, 6명이 숨지고 63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아메드 바니 NTC군부 대변인은 "카미스의 지휘 아래 있던 부대로 보이는 세력이 24일 서쪽 국경도시 가다미스의 시민군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카미스는 카다피의 막내 아들이다. 이번 공격은 친카다피 세력이 리비아를 벗어나서도 무기를 모으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트리폴리 남부 아부 살림 교도소 부근에서는 1996년 카다피 정권에 학살된 1,270구의 시신이 매장된 집단무덤이 25일 발견됐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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