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8% 넘게 폭락했고, 코스피지수는 13개월래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환율은 다시 1,200원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로 채권금리는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공포감에 주식ㆍ원화ㆍ채권값이 일제히 추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2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96포인트(8.28%) 폭락한 409.55를 기록했다. 코스닥 거래량의 90% 이상을 점하는 개인들이 겁에 질려 투매에 나서면서 무려 190개 종목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코스피지수도 44.73포인트(2.64%) 내린 1,652.71로 마감해 하루 만에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작년 6월10일(1,651.70)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 주말 외환당국의 대규모 달러 매도로 가까스로 막아냈던 환율 급등세는 하루 만에 다시 재개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9.8원 급등하며 1,19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 31일(1,198.1원) 이후 13개월여 만에 최고치. 월말 외환보유액 관리에 나서야 하는 외환당국이 당분간 개입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1,200원 돌파는 이제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에 들어 온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로 채권값이 떨어지면서 국고채 3년물이 0.06%포인트, 5년물은 0.05%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청와대는 내주부터 월 2회 개최하던 국민경제대책회의를 1년여 만에 '비상경제대책회의'로 전환키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전체적으로 위기감을 갖고 비상체제로 전환해 경제 상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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