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출생아 숫자가 17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출산율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 자녀인 30세 안팎 여성들의 출산이 늘어나고 경제상황이 다소 호전된 영향일 뿐, 추세적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26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7월 출생아 수는 3만8,400명으로, 전년 동월(3만7,1000명)에 비해 3.5% 늘어났다. 월간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대비로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감소하다가 지난해 3월부터 늘기 시작해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출생아 수 증가 배경은 크게 2가지가 지적된다. 먼저 베이비붐 세대 자녀인 '베이비붐 에코세대(1979~83년 출생)' 연령층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령별 인구는 70만(1983년생)~80만(1981년생)명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출산을 미뤘던 커플들이 뒤늦게 아이를 낳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도별 출생아 수는 2009년 44만4,800명에서 지난해 47만200명으로 5.7% 늘었고, 올해도 7월까지 28만4,100명으로 전년에 비해 5.6% 증가한 상태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가운데 첫째 아이는 베이비붐 에코세대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 영향이 크고, 최근 태어난 둘째ㆍ셋째 아이는 금융위기로 출산을 미뤘던 부부들이 경기가 다소 호전되면서 낳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출생아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00년 들어 출생아 수는 특정 요인에 따라 짧게는 1~3년 주기로 증감을 거듭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예컨대 2005년 출생아 수는 전년에 비해 8.0% 급감한 43만5,000명에 불과했으나, 쌍춘년(雙春年ㆍ입춘이 두 번 들어 있는 해)인 2006년과 '황금돼지해'로 불린 2007년에는 각각 44만8,200명, 49만3,2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46만5,900명, 44만4,800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이 단기적으로 바닥은 벗어났으나 추세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뜻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출산율은 1.23으로 최저였던 2005년(1.08)보다 많이 회복됐으나, 현재 대외적인 경제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데다 베이비붐 에코세대 효과가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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