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GOD의 '어머님께'라는 노래 가사에는 '짜장면'이 등장한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쓰고 발음해야 했다.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자장면'만이 표준어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실생활에서 '자장면'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자장면'이라 쓰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먹거리' 역시 기존 표준어였던 '먹을거리'보다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짜장면', '먹거리' 이외에 '간지럽히다(간질이다)', '내음(냄새)', '맨날(만날)'도 그런 예이다.
이처럼 국립국어원의 표준어 확대 발표가 있기 전의 기존 표준어 규정들은 실제 언어생활과 동떨어져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표준어가 제정된 이유는 공용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 국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어문 규정에 얽매여 표준어가 시대 변화에 따르지 못하고 뒤처진다면 국민들은 언어생활에 불편함을 겪게 될 것이고 이는 표준어 제정 목적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표준어를 고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사람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표준어를 고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의사소통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표준어를 고치는 것은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 속에서도 원래의 것만을 고집하라는 뜻이 아니다.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는 역사성을 가진다. 동시에 언어는 사회 구성원 사이의 약속이라는 사회성을 가진다. 사회 변화를 잘 반영하여 신중한 논의를 통해 표준어를 제정하고, 그렇게 제정된 표준어를 국민들이 잘 따르고 지켜야 표준어의 본래 목적인 국민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국립국어원의 표준어 추가는 사회 변화와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적절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국민들은 표준어가 바뀌기를 기대하며 잘못된 언어생활을 계속해 나가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먼저 실생활에서 기존의 언어규범을 잘 지키려는 태도를 가지고 올바른 표준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김희진(서울 문영여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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