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9월 23일자 '미친 교과서값' 기사를 읽고
▦ 용어 설명
-공공재=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로, 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치루지 않더라도 소비 혜택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성격을 가진다.
-검정 교과서=민간 출판사에서 개발한 교과서 가운데 국가의 검정 심사에 합격한 교과서를 가리킨다. 한 과목에 여러 종류의 검정 교과서가 있어 개별 학교에서는 별도의 선정 절차를 거쳐 채택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과서에는 국정, 검정, 인정 교과서가 있는데 국정 교과서는 국가가 저작권을 갖는 교과서로 국가적으로 통일성이 필요한 교과서에 한해 한 과목에 1종류의 교과서만 두고 있다. 인정 교과서는 교과부 장관의 위임을 받아 시·도교육감의 인정을 받은 교과서다. 학교 교사들이 만든 수업 교재도 시도교육청의 인정을 받으면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다.
-리베이트=판매자가 지불받은 액수의 일부분을 구매자에게 환불하는 행위 및 그 금액을 말한다. 상품의 거래실적에 따라 거래처에 지불하는 영업이윤배분으로 본래 생산자가 판매처에 격려금을 주면서 판로를 유지할 목적으로 생겼으나 보다 넓은 뜻으로 뇌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 기사 내용 요약
정부가 교과서의 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출판사별로 교과서의 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하였다. 그동안 교과서는 요약본 형식에 그쳐 심도있는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외에 참고서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따라 1982년부터 시행돼 온 교과서 공동발행제를 폐지하고, 출판사들이 종이질, 채도, 삽화 쪽수 등 책의 외형과 내용을 자유롭게 구성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교과서 발행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참고서를 대체할 만큼의 수준높은 교과서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교과부의 취지와는 다르게 가격만 올랐을 뿐 개선된 점은 많지 않아 학부모들의 부담만 증가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나의 생각
교과서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한 가격자율화가 실질적으로는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미래의 주역들인 학생들이 공부하는 책인 교과서로 출판사들이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사실이 비양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는 학생에게 군인의 총과 같은 존재이다. 즉 가격 자율화로 인해 교과서 값만 오르고 질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군대서 쓰는 무기의 가격만 올리고 불량품이 증가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교과서 자율화가 아닌 교과부가 관리 감독 하던 시절에도 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의 리베이트 비리가 일어났다. 따라서 감독 권한이 약화된 자율화 아래서는 출판사별 비리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 내용의 질로 평가되고 선택되어야 하는 교과서들이 학부모들의 부담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대의 교과서를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그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교과서들은 단지 겉표지와 종이질의 향상, 그리고 삽화의 개수 등에 따라 값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한 학부모들의 불만과 증가하는 교육비 부담 또한 큰 문제이다. 저소득층을 포함해 경제적 문제로 평소에 참고서 및 문제집을 구입하지 못하는 가정도 있다. 교과서 한 두권의 가격이 올랐다면 그 부담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고교생의 경우 구입해야 할 과목의 교과서가 적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적어도 한 권 이상의 참고서와 문제집까지 마련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교과서 가격은 정부에서 적절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정부에서는 학생들의 수업 질 개선을 목적으로 시행한 정책이 반대로 역효과를 내고 있다면 빨리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현재 가격 자율화로 판매되고 있는 교과서들부터 철저하게 내용 검증을 하여 해당 교과서의 가격이 적절한지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교과서의 과거의 품질과 비교해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다면 해당 출판사에게 페널티를 주고, 출판사들 간의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학교와 출판사 간의 비리를 조사하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과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민정원(서울 양재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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