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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전람회’ 기획한 독립큐레이터 장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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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전람회’ 기획한 독립큐레이터 장창씨

입력
2011.09.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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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직원 시간당 4,320원, 인형탈 쓰고 전단지 배포 시간당 5,000원, 건설현장 잡부 일당 9만원 빼기 소개비 5,000원”

올해 사립대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인 768만6,000원을 채우려면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일까. 아르바이트 중인 대학생들의 사진에 적힌 몸값은 대다수 대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빚쟁이가 되는 현실을 압축한다. 그 옆으로 1970~80년대 대학등록금 집회 사진들이 걸려 있다. 현재의 문제가 뿌리 깊다는 뜻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프로젝트스페이스LAB39에서 17일부터 열리고 있는 ‘불편한 전람회-청년빈곤과 대학등록금’의 풍경이다. 4팀의 미술작가들이 참여했다.‘불편한 전람회’는 독립큐레이터 겸 미술작가인 장창(30)씨가 “미술도 사회 문제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 기획한 전시로 8월에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서울 포이동 재개발 등을 주제로 열렸다.

지난 2월 경희대 미술대학원을 수료한 장씨는 상업갤러리에 취직했다 그만 두는 과정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이 비싼 대학등록금에 시달리는 20대의 미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등록금 갚을 걱정을 하느라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지 고민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불안에 시달리다 보면 삶을 보는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죠.”

11학번 후배의 등록금에 충격을 받은 것도 계기가 됐다. 01학번인 장씨 때에 비해 등록금이 2배 올라 있었다. 그게“개인적 성공에 급급해 사회에 관심 없었던 선배들의 빚” 같아서 사회 문제를 다루는 미술작가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불편한 전람회’는 ‘청년빈곤과 대학등록금’ 전시가 끝나는 30일 이후에도 게릴라식으로 이어진다. 10월에는 포이동에서 현장 전시와 토론회를 열고, 내년에는 강정마을에 대한 미디어 활동가들의 기록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장씨는 “더 많은 젊은 미술작가들이 사회 문제에 뛰어드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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