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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고, 함께서고, 다시서자" SUV 명가 재건 시동 건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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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고, 함께서고, 다시서자" SUV 명가 재건 시동 건 쌍용차

입력
2011.09.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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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눈물을 잊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때까지" "초등학교 4학년인 내 아들이 신차를 살 때쯤엔 쌍용차가 최고가 되도록" "변화와 혁신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명가 쌍용 신화 재건하자"

경기 평택시 칠괴동의 쌍용차 공장에 들어서자 높이 4㎙의 둥근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탑은 4,000여 개의 깃발로 에워싸여 있는데, 각 깃발에는 쌍용차 직원들의 크고 작은 소망들이 적혀 있었다. 직원들은 지난 20일 회사의 중장기 비전 선포식에 맞춰 각자의 다짐을 깃발에 손수 적었다. 그래서 직원들은 이 탑을 '희망탑'으로 부르고 있다.

쌍용차는 굴곡과 좌절의 역사를 겪었다. 최초 쌍용그룹에서 1997년 대우그룹으로, 이후 중국 상하이차에서 지금은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으로 15년 사이 주인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그 사이 한번의 워크아웃과 또 한번의 법정관리, 2009년에는 장기파업과 대규모 감원의 아픔도 겪었다.

폐허가 되었던 평택공장은 그러자 지금 모처럼 웃음이 돌고 있다. 새 주인 마힌드라가 중장기 경영비전을 발표(20일)하면서, 마침내 '미래와 목표'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차체1팀 소속 서해성씨는 "공장마다 '바로 서고, 함께 서고, 다시 서자'라는 슬로건이 내걸렸다"며 "이젠 회사부터 살리고 보자는 공감대가 강하게 퍼져있다"라고 전했다.

마힌드라는 2016년까지 ▦판매 30만대 ▦매출 7조원 ▦4종의 신차 및 전기차 개발 구상을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선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개발 중인 프리미엄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컨셉트 카를 선보였고, 야심작 코란도C의 중국 판매도 개시했다. 한 직원은 "구체적 목표가 생기고 모터쇼에 신차를 선보이고 해외진출을 재개한 게 대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생산 현장엔 당연히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공장 내 장비에는 최근 '내 기계(My Machine)'라는 카드가 새롭게 걸렸는데 김복수 조립1팀장은 "자신의 담당 장비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매일 기록한다. 누가 더 깨끗하게 청소하는지 경쟁이 붙을 정도"라고 말했다.

변화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파업 전인 2009년 1~7월 하루 2.6대에 불과했던 1인당 생산대수는 이듬해 13.6대, 올해에는 20.8대까지 높아졌다. 덕분에 2,000억 원 대에 달하던 연간 적자도 지난해엔 550억 원으로 줄었고, 지금 추세라면 내년엔 흑자전환도 확실시되고 있다. 비전이 생기고 실적이 개선되다 보니, 노사관계도 '아팠던 만큼'이나 성숙해졌다는 후문이다.

물론 상처가 완전히 치유된 건 아니다. 쌍용차 정문엔 2년 전 구조조정 당시 해고됐던 직원들이 아직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09년8월 노사타협 당시 합의사항이었던 456명의 무급 휴직자 복직 문제도 아직 미결상태로 남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생산 물량이 2교대 수준까지 늘고 흑자전환이 되면 무급 휴직자 복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택=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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