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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금통위원 물갈이' 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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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금통위원 물갈이' 충격 우려

입력
2011.09.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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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우리나라의 금리 정책 등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5명이 무더기 교체될 전망이다. 금통위원 3분의 2 이상이 한꺼번에 바뀌기는 사상 초유의 일인데다,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보수 관료ㆍ관변학자들이 대거 임명되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이 왜곡될 수 있다는 한은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내년 4월 모두 7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임기 만료로 교체된다. 우선 내년 4월 7일 한은 이주열 부총재의 3년 임기가 끝난다. 이 부총재는 한은 몫인 당연직 금통위원 자리에서도 물러난다. 불과 13일 뒤인 4월 20일에는 김대식ㆍ최도성ㆍ강명헌 등 금통위원 3명의 4년 임기가 동시 만료된다.

더욱이 금통위원 1자리는 작년 4월 박봉흠 전 위원이 물러난 뒤 17개월째 공석이다.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1자리를 비워둔 만큼, 내년 4월 이전에 임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내년 4월에 나머지 4자리와 함께 충원할 공산이 크다. 결국 금통위원 7명 중 의장인 김중수 한은 총재와 작년 4월 임명된 임승태 위원을 제외하고 무려 5명의 위원이 일괄 교체되는 셈이다. 원래 3명 금통위원 임기가 같이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부총재 임기가 겹친데다 1자리 공석까지 임명해야 하는 이례적 상황을 맞았다.

당장 5명의 신임 금통위원을 한꺼번에 충원할 수 있을 지부터 걱정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1자리 공석이 장기화하는 것을 두고 "통화정책과 국제금융 등에 식견을 가진 훌륭한 분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해왔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만약 이 이유가 사실이라면 내년 4월에는 어떻게 제대로 된 인물을 5명이나 충원할 수 있겠느냐"며 "자격 미달인 금통위원이 대거 임명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금통위 구성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연속성 상실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통화정책의 생명은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라며 "금통위원 구성이 한꺼번에 대거 바뀐다면 통화정책의 방향이 뒤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통위 의장인 한은 총재의 영향력만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교체 시기가 현 정부 임기 말이라는 점도 걱정스럽다. 4년 임기(부총재만 3년)가 보장되는 금통위원 자리를 현 정부 말에 대거 임명하면 다음 정부에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교체 대상에 김대식ㆍ최도성 위원 등 금리 인상을 주장해 온 매파 금통위원 2명이 모두 포함된다"며 "신임 5자리를 임명권자의 입맛에 맞는 비둘기파 인물로 교체하는 경우 금통위의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단 금통위원 임기가 몰리게 되면 4년 뒤 또다시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3년 임기인 부총재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 임기는 앞으로도 일치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지금이라도 1자리 공석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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