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을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위한 부교 설치가 막바지 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정대로 10월 말 부교 설치가 완료되면 신압록강 대교 건설 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후 5시께 방문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신구(區) 랑터우(浪頭)의 신압록강대교 건설 현장에서는 북중경협을 앞당기기 위한 대역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중국과 북한은 5월부터 각각 부교 건설 공사를 본격화했다. 현장에는 대형 크레인 4대가 설치돼 있는데 지금은 특히 건설 자재를 운송할 선박정박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부교는 선박 정박지로 활용된다.
랑터우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북한 신의주 쪽도 부교 건설이 약 8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북한 쪽에서 출발한 부교는 랑터우 방향으로 곧장 이어져 중국 측이 설치하는 부교와 최종 연결을 앞두고 있다.
공사 현장에는 부교 건설을 위한 철근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려도 크레인들은 불을 켠 채 늦게까지 작업을 계속했다.
10월말 부교가 완공되면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억2,000만위안에 달하는 건설비용 전액을 중국이 부담하는 신압록강대교는 2014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는 길이 3.3㎞, 폭 33m에 4개 차로를 갖춰 물류 증가 등 북중 교역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단둥 현지의 한 대북소식통은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계기로 북한이 중국발 개방 바람의 유입을 경계해 시 당이나 국가안전보위부의 간부 등을 대상으로 주체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대교 건설이 경제 말고도 여러 바람을 북한 주민에게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동북 진흥을 위한 랴오닝연해경제벨트의 핵심도시 단둥은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계기로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올해 70개 도시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도시로 단둥을 선정했다. 실제로 단둥은 지난 7개월 중 4개월이나 전국 최고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압록강변의 전망 좋은 아파트는 ㎡당 가격이 지난해 4,000~5.000위안에서 최근 최고 1만위안까지 치솟았다. 한국의 SK네트웍스는 6월부터 대교가 들어설 랑터우 주변에 27층짜리 최고급 아파트 9개동을 건설하고 있다.
신압록강대교와 달리 황금평 공동개발사업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북한과 중국은 압록강의 섬 황금평을 함께 개발하기로 하고 6월 초 착공식을 가졌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일 오후 들른 황금평 현장에는 도로 포장을 위해 흙더미를 나르는 트럭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추수를 앞둔 조용한 농촌 같았다.
황금평에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홍콩의 신헝지(新恒基)그룹이 최근 투자설을 전면 부인했으며, 관심을 보여온 중국의 일부 기업도 사업 타당성에 의구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시 정부와 가까운 한 한국 기업인은 "최근 랴오닝성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황금평 투자사업 설명회를 열었으나 참석자 대부분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말을 단둥시 정부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중국 정부나 북한이 투자 안전 보장 장치를 마련하거나 막대한 경제지원 혜택을 주지 않으면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황금평은 지대가 낮아 여름철 비에 쉽게 침수돼 대단위 토목지반공사가 필요하다. 단둥 현지의 한 관계자는 "황금평이 사업공단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흙을 메워 4m 이상 지대를 높여 침수를 방지해야 한다"며 "과연 누가 토지 조성에 나설지 의문이며 그렇게 한 뒤의 분양가 역시 단둥 신구지역과 비슷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과 중국의 황금평 공동개발이 정치 논리로만 포장돼 있을 뿐 경제적 실익은 거의 없는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랴오닝성)=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