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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돼가는 이슬람 성지/ 사우디 난개발로 유적들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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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돼가는 이슬람 성지/ 사우디 난개발로 유적들 파괴

입력
2011.09.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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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성지가 라스베이거스가 돼가고 있다."

이슬람의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유적들이 호화 호텔과 쇼핑몰에 자리를 내어주며 훼손되고 있어 이슬람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알 사우드가 성지 순례자들을 위해 각종 고층빌딩과 쇼핑몰, 호화 호텔 등을 짓는 과정에서 이슬람 유적들이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년 1,200만명 정도의 이슬람 신자가 성지 순례를 위해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를 찾는 만큼 인프라 구축은 필요하지만, 성인 숭배와 참배 의식 등을 배척하는 와하비즘을 건국이념으로 삼고 있는 사우디 왕가가 유적 보존은 소홀히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소재 걸프 연구소는 사우디 왕가의 무분별한 개발로 1,000년 이상 된 메카 유적의 95%가 지난 20년 사이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 왕가의 이 같은 행태에 쓴소리를 할 만한 세력은 현재 없다. 사우디와의 외교갈등 가능성, 성지순례를 하는 자국민들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등을 우려한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이 이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카, 메디나에서 그나마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활동마저 금지 당할까 우려하는 서방의 고고학자들도 침묵하고 있다.

이르판 알 알라위 이슬람유산연구재단 박사는 "메카와 메디나의 유적 가운데 이미 400~500곳을 잃었다"며 "누구도 들고 일어나 이 문화적 반달리즘(문화유적 파괴행위)을 비난할 용기가 없다"고 한탄했다.

알라위 박사는 "국제사회가 이슬람 요람의 파괴에 각성해야 한다"며 "피라미드가 파괴되도록 놔두지는 않을 텐데 이슬람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왜 방치하고 있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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