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후 변화로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아 내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등반가들의 말을 인용해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일이 이제는 빙벽 등반이 아니라 암벽 등반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오류로 판명 났던 ‘2035년 히말라야 해빙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온난화로 인한 해빙 현상이 주로 일어나는 곳은 고지대다. 해발 8,000m 위에 있는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호수가 범람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해빙 흔적이 가장 많은 곳은 에베레스트 남쪽 진입로이며, 쿰부 빙하 인근 베이스캠프에서도 여름철 몬순(계절풍)이 지난 뒤 암석 아래 빙벽에 수많은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가 생기는 등 지형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빙산 전문가 존 올은 “에베레스트를 등반했을 때 암석이 너무 많아 아이젠을 거의 쓰지 않았다”며 “이전 같았으면 (아이젠 없이 등반하는 건) 자살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세대 등반가들이 묘사한 산의 풍경과 자신이 등반한 곳의 지형이 판이하게 달랐다고 덧붙였다. 미국 산악연구회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최근 카트만두에 조사팀을 파견했다.
유엔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앞서 2007년 “히말라야의 모든 빙하가 2035년 혹은 그보다 더 일찍 사라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가 지난해 스스로 실수임을 인정하고 주장을 철회한 적이 있다.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타임스 아틀라스 역시 얼마 전 그린란드의 빙하가 이미 15% 가량 녹았다고 주장했다가 과학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