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센터(NCAR) 연구진은 "컴퓨터 모의실험을 한 결과 사라진 열이 수심 300m보다 깊은 바다에 저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라진 열은 지구로 들어온 열보다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열이 적어 지구에 남겨진 열에너지를 뜻한다. 그동안 기후학자들은 이 열에너지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알지 못해 '사라진 열'이라고 불렀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 추세다. 그러나 1850년 통계 작성 이후 지금까지 제일 더웠던 해는 지난해이고, 그 다음이 1998년이었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최근일수록 지구의 평균기온이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 우주로 빠져나가는 열이 줄어 지구에 남겨진 열에너지가 많아진다"며 "이 열에너지를 대기와 맞닿은 해수면 표면이 흡수, 바다에 저장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농도에 비례해 지구 기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럴드 밀 박사는 "열에너지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라면서 "이 열이 바다에 계속 저장되면 해수의 흐름이 변해 엘니뇨 같은 이상 현상을 몰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규 한국해양연구원 기후연안재해연구부 책임연구원도 "해수의 순환은 물의 밀도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열이 저장돼 수온이 오르면 물의 밀도가 작아져 해수의 순환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다의 지구온난화 완충 역할을 넋 놓고 좋아할 게 아니란 얘기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15일자에 실렸다. 네이처> 네이처>
변태섭 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