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겨스케이팅 대표 선수는 김연아(21ㆍ고려대)와 곽민정(17ㆍ수리고) 정도다. 그 외엔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이상 일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등 죄다 외국 선수뿐. 저변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피겨스케이팅이 뿌리내리지 못했다. 차세대 '피겨 퀸'에 목말라있던 빙상계에 걸출한 '샛별'이 등장했다. 단숨에 국내 무대를 평정한 김해진(14ㆍ과천중)이다. 그의 질주가 거침없다.
김해진은 24일(한국시간)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열린 2011~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5.54점과 예술점수(PCS) 44.29점을 합쳐 99.83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44.78점)를 더해 종합 144.61점으로 니시노 유키(일본ㆍ125.85)를 밀어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나온 것은 2008년 동메달을 따낸 곽민정 이후 3년 만이다.
김해진은 지난해 김연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초등학생 신분으로 챔피언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여러 차례 국내 대회에서 시니어 국가대표 곽민정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등 한국 피겨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꼽혀 왔다.
김해진은 이달 초순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2.26점을 얻어 커트니 힉스(미국ㆍ50.19점)를 제치고 전체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ISU 주관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선두에 오른 것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김해진의 겁 없는 성장세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해진은 실제 지난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148.78 우승했지만 올해 1월 종별선수권대회에서 155.39점까지 기록을 끌어올렸다.
2018년이면 피겨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드는 김해진은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연아 언니 말고도 한국에 피겨 스타가 있다는 걸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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