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운동가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이자 자신도 통일ㆍ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박용길 장로가 25일 오전 1시 30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1919년 황해 수안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37년 일본 요코하마여자신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이듬해 신학생이던 문 목사와 유학생모임에서 만나 44년 6월 서울의 한 교회에서 결혼했다.
76년 문 목사가 3ㆍ1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투옥되자 구속자 가족의 일원으로 투쟁에 앞장섰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94년부터는 그의 통일운동을 이어 받아 통일맞이ㆍ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ㆍ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ㆍ통일연대 상임고문과 6ㆍ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 해외 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명예대표로 남북간 화해와 통일운동에 헌신해 왔다. 95년 6월, 2005년 6월 두 차례 방북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또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공동의장 등을 맡아 여성 재야원로로서 민주화 운동도 지원했다. 고인의 시아버지인 문용린 목사가 설립하고 남편이 키워온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빛교회를 중심으로 70, 80년대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2005년 남북 화해협력과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유족은 딸 문영금씨와 아들 의근(JP모건 시카고 부사장) 성근(배우)씨, 며느리 정은숙(성신여대 석좌교수) 김성심씨와 사위 박성수씨가 있다. 유족 측은 “유지를 받들어 고인의 각막을 병원에 기증키로 했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28일 오전 9시, 장지는 남편이 묻혀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02)2072-2011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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