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문항의 EBS 교재 연계율이 70% 이상 적용되면서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의 절반가량이 정규수업시간에 EBS 교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수능의 EBS 교재 연계가 고교 교육 과정을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임해규(한나라당) 의원이 전국 15개 시도교육청(경기도 제외)으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 전국 고등학교 정규수업 EBS 교재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1,866개 학교 가운데 50%가 고3 수업시간에 EBS 교재를 활용하고 있다.
과목별로는 영어 정규수업에 EBS 외국어영역 교재를 활용한다고 답한 학교가 51.7%(960개교)로 가장 많았고, 언어 영역은 51.4%(954개교), 수리 영역 48%(891개교), 사회탐구 영역 45.3%(841개교), 과학탐구 영역 41.8%(775개교) 등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광주 지역의 EBS 교재 사용률이 가장 높아 외국어 78.5%, 언어 75.4%, 수리 72.3%, 과학탐구 72.3%, 사회탐구 69.2%였다. 부산, 울산, 대전 등 광역시 지역도 정규 수업시간의 EBS 교재 사용률이 전 영역에 걸쳐 60%에 달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일선 교사들은 “사교육을 잡겠다고 도입된 EBS 교재 연계때문에 EBS 교재가 사실상 교과서 역할을 하게 되면서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다”는 등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서울 A고교 교사는 “EBS 교재 문제만 달달 외워 푸는 것이 아니라 기본 개념을 알아야 수능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런데 교육당국이 EBS 연계만 지나치게 강조해 문제풀이식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해규 의원은 “보충수업에 EBS 교재를 사용하는 것과 정규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며 “학교 현장이 입시위주의 EBS 문제 풀이에 매몰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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