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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휘트먼, 위기의 HP 구하라" 이베이 성공 주역… CEO 겸 회장에 전격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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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휘트먼, 위기의 HP 구하라" 이베이 성공 주역… CEO 겸 회장에 전격 선임

입력
2011.09.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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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가 돌아왔다.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CEO 맥 휘트먼(55ㆍ사진)이다. 세계적 인터넷경매 사이트 이베이를 10년 넘게 이끌며 '닷컴'호황을 주도했고고, 그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주지사에까지 도전했던 그가 이번엔 세계적 IT기업 수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휴렛패커트(HP)는 22일(현지시간) 레오 아포테커 CEO를 경질하고, 맥 휘트먼을 새 CEO 겸 회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HP는 여성 경영인의 대명사로 간주됐던 칼리 피오리나 전 CEO에 이어 두 번째로 여성 수장을 맞게 됐다.

HP는 컴퓨터회사인 컴팩 인수 후 한 때 세계 최대 PC제조업체로 발돋움했지만,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장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어왔다. 특히 레오 아포테커 전 CEO 체제 아래 실적전망은 3차례나 하향조정됐으며, 올해 들어서만 주가는 40% 이상 하락했다. 그 결과 HP는 최근 '상징'격인 PC사업을 포기(분사)하고 태블릿PC 사업도 접는 굴욕의 결정을 내려야 했다.

HP는 아포테커 CEO 교체설이 나온 지 불과 하루만에 그를 경질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교체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HP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맥 휘트먼 CEO는 신발 제조업체 스트라이드 라이트를 비롯해 꽃 배달 체인 FTD, 완구업체 하스브로, 디즈니, 피앤지(P&G) 등 다양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이베이 회장 시절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기업인'(2004년 포춘 선정)으로 꼽히기도 했다. 2008년 이베이를 떠난 뒤로는 정계에 입문,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HP 이사로 영입됐다.

시장에선 과연 맥 휘트먼이 난파 직전의 HP를 회생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검증된 기업인이고, 카리스마 강한 인물인 만큼 HP에서도 '이베이의 신화'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반대로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우선 규모부터 다르다. HP는 지난해 매출만 1,2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IT기업으로,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HP는 기본적으로 기업고객이 많은 시스템 기업인데, 맥 휘트먼의 경력은 소비자시장이 전부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현 IT시장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의 3자 구도로 이미 짜여진 상태다.

때문에 맥 휘트먼에 대해선 '제2의 칼리 피오리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는 1999년부터 6년 동안 HP를 이끌면서 한때 '여걸 중의 여걸'로 불리기도 했지만, 대주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컴팩을 250억달러나 주고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결국 불명예 퇴진하고 말았다.

맥 휘트먼은 취임 첫 인터뷰에서 "HP의 전략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현재 추진중인 소프트웨어 사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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