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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물질 찾았다" 과학계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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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른 물질 찾았다" 과학계 빅뱅

입력
2011.09.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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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뒤집는 것이어서, 이번 발표가 사실로 확인되면 그간 우주와 시간 개념을 설명해온 현대 물리학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CERN의 과학자들은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중성미자(뉴트리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질리스 CERN 대변인은 "연구진마저 놀랄 정도로 획기적이고 뜻밖인 결과여서, 사람들이 실험이 틀렸다거나 결과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우리 역시 실험 결과를 재측정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물리학자들을 초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서는 스위스 제네바 연구소에서 발사한 중성미자가 지하관을 통해 730㎞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 실험실에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했는데 빛보다 60나노초(10억분의 1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는 초당 29만9,792㎞를 한계속도로 여겨왔는데 이번 실험결과에 따라 현재의 물리학 법칙이 바뀌면 시간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 개발도 가능해진다. 빛보다 빠른 입자 발견에 대한 주장은 과거에서 있었지만 측정상의 실수로 밝혀졌었다.

CERN은 23일 공개 세미나를 여는 한편 재측정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연구소에도 요청했다. 오페라(OPERA)라고 부르는 이번 실험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탈리아 등 11개국 연구진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험 결과를 두고 과학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험에 참여한 윤천실 경상대 물리학과 교수는 "올해 초 이미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가 관측됐고 수개월 동안 검증해 발표한 것"이라며 "실험에 참여한 11개국 160여명의 과학자 대부분이 결과를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상대성이론은 많은 과학자들이 검증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를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중성미자의 성질 자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험 결과에 대한 분석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도 "일반상대성이론은 지금까지 틀린 적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성미자란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로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 초당 수조 개가 우리 몸을 통과해도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유령 입자라고도 불린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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