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명로진 지음/푸른지식 발행·304쪽·1만3,500원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기는 옛 성현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수천 년 전, 이미 공자의 제자 자공은 '사람들은 왜 만만한 사람한테는 함부로 행동할까?'를 공자에게 물으며 이렇게 탄식한 바 있다. "저는 남이 저에게 해로운 짓을 하기를 바라지 않거니와, 저도 남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我不欲人之加諸我也 吾亦欲無加諸人)." 그때 공자왈, "자공아,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賜也 非爾所及也)." <논어> 에 나와있는 말이다. 기자는 이 구절을 읽은 뒤로 어이 없는 일을 당하거나 패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를 주문처럼 외운다. 논어>
거의 모든 고전이 그러하듯 <논어> 역시 누구나 알지만 읽는 이는 많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논어> 에는 이렇게 우리가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신간 <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 의 저자 명로진 역시 <논어> 에는 '시대를 초월한 진리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전문가들이 해석한 <논어> 와 <논어> 에 관한 해설서를 읽고 이 책을 썼다. 최대한 젊은 세대가 알아먹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적당히 유머도 섞어가면서, 때로 오버도 하면서. 논어> 논어> 논어> 공자> 논어> 논어>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저자 명로진은 스포츠신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배우, 작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한때 라틴댄스에 빠져 라틴댄스경연대회를 개최했고, 요즘에는 고전에 빠져 시나리오 교육업체 심산스쿨에서 고전반 강의를 하고 있다. 스스로를 '인디라이터'라고 부르며, 각종 매체에 원고를 쓰거나 책을 내며 지낸다. 이 책은 이런 배경에서 쓰였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논어의 구절을 빌려 저자 자신의 신상을 간단히 소개하고 2장부터 공자의 일화와 논어의 탄생 배경, 논어의 주요 구절을 자기 방식대로 소개, 설명한다. 저자가 <논어> , 나아가 공자를 좋아하는 것은 공자가 시대를 초월한 진리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솔직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죽음에 대한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살펴보자. 논어>
'공자의 수제자 자공이 물었다. "죽은 사람에게도 감각이 있을까요?" 공자는 답했다. "죽어 보면 알겠지." 자로도 비슷한 질문을 했다. "귀신을 어떻게 섬겨야 합니까?" 공자는 답했다. "산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웬 귀신 타령?"'
<논어> 의 원전을 보면, 자공의 질문은 자공편에, 자로의 질문은 자로편에 있다. 이 책은 이렇게 필요에 따라 논어의 구절을 재구성한다. 재구성할 뿐 아니라 해설도 자기 방식대로 새롭게 덧붙인다. 예컨대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처럼, 보통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공자의 어록은 '나이 마흔이면 누구도 유혹할 수 없다'로 바꿔 해석한다. 그리고 갓 마흔을 넘긴 저자의 체험담을 소개한다. 논어>
'논어를 읽을 때는 내 멋대로 읽어야 한다. 기존의 역주서들을 참고하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 역시 그렇게 읽어야 한다. 참고하되, 기준이 될 책은 아니다. <논어> 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논어> 원문이나 한글 해제본을 읽으며 각자의 일상에 대입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샘플을 보여준다. 논어> 논어>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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