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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 시대 초월한 진리 말하지만 솔직했던…공자의 인간적인 면모, 친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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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 시대 초월한 진리 말하지만 솔직했던…공자의 인간적인 면모, 친근하네!

입력
2011.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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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명로진 지음/푸른지식 발행·304쪽·1만3,500원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기는 옛 성현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수천 년 전, 이미 공자의 제자 자공은 '사람들은 왜 만만한 사람한테는 함부로 행동할까?'를 공자에게 물으며 이렇게 탄식한 바 있다. "저는 남이 저에게 해로운 짓을 하기를 바라지 않거니와, 저도 남에게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我不欲人之加諸我也 吾亦欲無加諸人)." 그때 공자왈, "자공아,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賜也 非爾所及也)." <논어> 에 나와있는 말이다. 기자는 이 구절을 읽은 뒤로 어이 없는 일을 당하거나 패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네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를 주문처럼 외운다.

거의 모든 고전이 그러하듯 <논어> 역시 누구나 알지만 읽는 이는 많지 않은 책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논어> 에는 이렇게 우리가 공감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신간 <공자 팬클럽 홍대 지부> 의 저자 명로진 역시 <논어> 에는 '시대를 초월한 진리가 숨어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전문가들이 해석한 <논어> 와 <논어> 에 관한 해설서를 읽고 이 책을 썼다. 최대한 젊은 세대가 알아먹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적당히 유머도 섞어가면서, 때로 오버도 하면서.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저자 명로진은 스포츠신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배우, 작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한때 라틴댄스에 빠져 라틴댄스경연대회를 개최했고, 요즘에는 고전에 빠져 시나리오 교육업체 심산스쿨에서 고전반 강의를 하고 있다. 스스로를 '인디라이터'라고 부르며, 각종 매체에 원고를 쓰거나 책을 내며 지낸다. 이 책은 이런 배경에서 쓰였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논어의 구절을 빌려 저자 자신의 신상을 간단히 소개하고 2장부터 공자의 일화와 논어의 탄생 배경, 논어의 주요 구절을 자기 방식대로 소개, 설명한다. 저자가 <논어> , 나아가 공자를 좋아하는 것은 공자가 시대를 초월한 진리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솔직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죽음에 대한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살펴보자.

'공자의 수제자 자공이 물었다. "죽은 사람에게도 감각이 있을까요?" 공자는 답했다. "죽어 보면 알겠지." 자로도 비슷한 질문을 했다. "귀신을 어떻게 섬겨야 합니까?" 공자는 답했다. "산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웬 귀신 타령?"'

<논어> 의 원전을 보면, 자공의 질문은 자공편에, 자로의 질문은 자로편에 있다. 이 책은 이렇게 필요에 따라 논어의 구절을 재구성한다. 재구성할 뿐 아니라 해설도 자기 방식대로 새롭게 덧붙인다. 예컨대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처럼, 보통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공자의 어록은 '나이 마흔이면 누구도 유혹할 수 없다'로 바꿔 해석한다. 그리고 갓 마흔을 넘긴 저자의 체험담을 소개한다.

'논어를 읽을 때는 내 멋대로 읽어야 한다. 기존의 역주서들을 참고하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 역시 그렇게 읽어야 한다. 참고하되, 기준이 될 책은 아니다. <논어> 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논어> 원문이나 한글 해제본을 읽으며 각자의 일상에 대입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샘플을 보여준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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