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교과부, 국립대 5곳 '구조개혁 특별관리'/ 총장직선제 유지로 미운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교과부, 국립대 5곳 '구조개혁 특별관리'/ 총장직선제 유지로 미운털?

입력
2011.09.23 12:05
0 0

2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 지정은 사실상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가 갈랐다.

교과부는 국립대 평가의 8가지 평가지표로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각 20%,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장학금지급률, 1인당 교육비, 등록금 인상수준 각 10%, 국제화, 대입전형 지표 각 5%를 반영했다. 교육대학은 특성상 취업률 대신 임용시험 합격률이 적용됐고, 국제화 지표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하위 15% 대학으로 교육대에선 대구교대와 부산교대가 지정돼야 하는데 대구교대는 총장직선제 폐지 등 자구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22일 8개 교육대 총장들의 총장직선제 폐지 추진 발표에 불참한 부산교대만 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됐다. 나머지 불참한 교대인 광주교대는 구조개혁 관련 교과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교과부는 이날 선정된 구조개혁 대상 대학 5곳에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고 역량 있는 내외부 인사가 총장이 될 수 있는 공모제를 도입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적으로 요구했다. 내년 국공립대 평가에선 아예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를 지표에 넣어 15%를 반영하기로 했다.

교과부가 이토록 총장직선제 폐지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선거를 둘러싼 파벌싸움과 후보자들의 선심성 공약 남발로 재정 낭비가 초래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 3월엔 창원대에서 총장 후보가 동료 교수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인삼세트와 상품권을 전달했다가 고발돼 사퇴했고, 부산대 총장 후보자는 불법선거운동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교과부로부터 임용 제청을 거부당했다. 지난해 서울대 총장선거에선 모 후보가 교수의 실질 연봉을 3,000만원 가량 인상하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교과부의 속내는 "대학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국립대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국공립대 교수들과 교육전문가들은 비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소장인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총장직선제의 폐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도를 보완해 운영하면 된다. 공모제 아래에서는 교과부 출신 관료나 정부 입맛에 맞는 외부 인사들이 국립대 총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직선제 총장은 교과부를 상대로 소신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기 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회장도 "총장직선제는 교육공무원법 등에 의해 보장되는 제도인데도 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폐지하겠다는 것은 관치로의 회귀"라며 "직선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등 교육지표가 향상되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구조개혁 대상에 지정된 대학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충북대는 이날 오후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처장급 보직 교수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다. 충북대 측은 "최근 3년간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 대상에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데 학생수 기준의 상대평가로 부실대학으로 몰렸다"고 밝혔다.

강원대는 "본교 재학생 충원율은 110.1%로 높지만 2006년 통합한 삼척캠퍼스의 재학생 충원율이 89.6%에 불과해 합산수치가 99.89%로 내려갔다"며 "2년 연속 거점국립대학 취업률 1위 달성, 3년 연속 교육역량강화 사업 상위권 기록 등은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다. 부산교대는 "부산 지역의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사 임용 정원이 졸업정원의 23%에 불과한데 교원정원을 늘리지 않고 어떻게 임용 합격률을 높이라는 말이냐"며 반발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