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2월 영업정지 된 부산저축은행에 실사팀을 파견함에 따라 11월부터 예금보험금(1인당 5,000만원 한도) 지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예보는 23일 부산저축은행 본점에 직원과 회계사 등 실사팀을 파견해 자산 및 부채 현황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보 관계자는 "앞으로 3주 간 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매각 방식에 따라 일정이 조금 달라질 수 있으나 11월 중 예금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부산저축은행 본점에 도착한 실사팀은 5,000만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반발로 실사에 돌입하지는 못했다. 이들이 전액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4개월이 넘도록 본점을 점거하는 바람에 예금보험금 지급이 지연됐으며, 이 때문에 매각 등을 통한 정상화를 요구하는 5,000만원 이하 예금자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비대위 측은 애초 검찰, 정치권 등과 이날 점거를 풀고 실사를 허용키로 합의했으나, "일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을 열지 않았다. 비대위는 약속이 지켜질 경우 본점 1, 2층은 실사를 허용하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완전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3, 4층에서 점거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주말부터 실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이번 실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을 대신할 가교은행을 세우거나 제3자 매각 또는 파산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18일 영업정지 된 토마토, 제일, 제일2저축은행 등이 45일 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이들 저축은행과 함께 매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날 시스템 마비로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대한 가지급금 신청이 중단돼 곤욕을 치렀던 예보는 이날 동시접속자가 2만5,000명 이하여서 시스템 작동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11만여명에게 1조5,000억원의 가지급금이 지급됐다.
나흘 동안 1,704억원이 빠져나간 토마토2저축은행의 이날 예금인출 규모는 오후 4시 현재 19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91개 저축은행에는 18일 영업정지 이후 처음으로 261억원 순유입이 이뤄져 업계가 전반적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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