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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이점홍씨,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부지ㆍ자택 이어 11억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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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세 이점홍씨,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부지ㆍ자택 이어 11억원 기부

입력
2011.09.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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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11억원을 하느님께 드리고자 가져 왔습니다. 저는 이제 남은 삶을 마음 편하게 지낼 테니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세요.”

이점홍(세례명 골롬바ㆍ92) 할머니가 공장 일 등을 하며 평생 어렵게 모은 전 재산 11억원을 23일 오후 서울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1995년 현재 교구 노동사목회관이 있는 서울 보문동 부지를 기증했고, 2005년엔 본인이 거주하고 있던 돈의동 자택도 교구에 내놓은 바 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을 가진 이 할머니는 정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내 전 재산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싶었다”며 “유일한 소원은 하느님께서 저를 잠자는 것처럼 조용히 데려가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7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아홉 살부터 공장 일을 시작해 안 해 본 일이 없었다”며 “하느님께 봉헌하는 돈을 모으기 위해 단돈 100원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이 할머니는 부모와 형제들을 부양하고 조카들까지 키웠다.

정 추기경은 “평생 아끼며 힘들게 모은 전부를 이렇게 선뜻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하느님께서 자매님의 선행을 기억하시고 반드시 갚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 할머니 기부금으로‘골롬바 장학재단’을 만들어 불우 청소년과 장애인들을 돕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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