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일화에만 신경 정책 비전은 뒷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일화에만 신경 정책 비전은 뒷전

입력
2011.09.22 17:35
0 0

10∙26 서울시장 보선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유례없는 다단계 경선 구도 속에 후보 단일화 여부, 외부 인사 입당 공방, 시민단체 대 정당 대립 등 정치 공학적 측면만 부각되고 서울시의 정책 비전은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이번 보선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인 만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네거티브 공방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3일 후보 접수를 마치는 한나라당에선 '한강' '버스' '주택' 대신 '범보수 분열' '입당' '제2라운드 경선' 등의 정치 용어만 달궈지고 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범보수 시민단체 후보로 추대된 이석연 변호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이 변호사의 독자 출마 가능성 등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을 요청하겠다"는 식의 '박심(朴心) 얻기' 를 위한 언급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이른 감이 있지만 두 사람이 현재까지 언급한 정책도 '무상급식', '수도이전' 등 과거형에 그치고 있다. 나 최고위원이 서울시정과 관련해 내놓은 발언은 무상급식에서 한발 빼는 듯한 언급이 사실상 전부다. 이마저도 친박계의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많다. "서울의 새 시대를 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이 변호사 역시 수도 이전 반대 경력을 부각시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야권의 최대 관심사도 야권 후보 단일화이다. 이미 당내 경선 절차에 돌입한 민주당에서도 다수 후보들은 야권 단일 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라이벌인 박원순 변호사 공격에 치중하고 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박 변호사가 대기업으로부터 부적절한 후원금을 받은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시민보다는 '문심'(文心)을 향한 러브콜이 논란이 됐다. 박영선 의원 측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따로 만난 사실을 공개하자 타 후보 측은 회동 의미를 깎아 내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민주당 후보들은 서울시정과 동떨어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놓고 서로의 과거 행적까지 들춰내며 설전을 벌였다.

박원순 변호사는 한강운하 사업 폐기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이명박ㆍ오세훈 전임 시장의 공약 뒤집기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다 야권 통합 후보 선출을 둘러싼 경선 룰 진통으로 일부에서는 '야권 공동 지방정부' 구성 등 지분 나누기설도 나온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보선을 치르게 된 연유를 봐도 정책 이슈가 중요한데 이미 시작부터 정상적인 선거가 아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정책선거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정치공학만 따지지 말고 공익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