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2일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사흘 앞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의 어떤 후보도 당 밖의 박원순 변호사에게 크게 밀리고 있어서 자칫 서울시장 보선을 민주당 간판 없이 치러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제1야당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전통 야당의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고 당내 후보만을 고집하자니 본선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딜레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일 이어지는 TV토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박 변호사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대로 야권 통합 경선을 치른다면 박 변호사가 여유 있게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민주당은 상당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민주당이 야권 통합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박 변호사가 민주당 입당을 거부함으로써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박 변호사의 통합 경선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당 지도부는 일단 25일 당내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후보를 선출하면 조직이 가동되면서 민주당 표심이 결집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는 4명의 후보로 민주당 표심이 흩어졌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게 나오지만 경선이 끝나면 박 변호사에 필적할 정도로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 변호사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된 뒤 민주당에 입당할 가능성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박 변호사도 최근 "끝까지 무소속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는 식으로 언급하며 막판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때문에 통합 경선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 '민주당 조직 없이 본선을 치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박 변호사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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