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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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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 물거품

입력
2011.09.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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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가 재정지원 사업으로 전환해 2014년 말까지 완공하기로 한 평택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 사업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늘어나는 한중카페리 수요를 시설 부족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평택항만 업계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22일 국토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토부가 요청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건립 예산 1,860억원을 기획재정부가 올해 6월 반려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충분한 사전검토와 예비 타당성조사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반려한 기재부의 입장이다. 예비타당성 조사용역에는 1년의 시간과 2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고, 용역을 거쳐도 예산 확보를 장담할 수 없어 업계는 사실상 재정사업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사업이 물거품이 되자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은 대신 130억원을 들여 내항의 1개 선석과 친수호 안에 잔교(부두와 선박 연결하는 다리 형태 구조물)와 폰툰(Pontoon:바닥이 평평한 배) 등의 임시시설을 설치해 여객과 화물을 처리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로 부두를 건설한다 해도 4~5년간은 임시로 사용할 시설이 필요해 설치하는 것"이라며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지, 민자사업으로 할지는 검토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말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던 국제여객터미널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3만톤급 4선석 여객부두와 1만㎡ 규모의 국제카페리터미널 등을 완공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여객부두 2개 선석에 4개 항로 한중카페리가 운항하며 배를 부두에 접안했다 뗐다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며 비용이 낭비되고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평택~제주 간 카페리는 현재 여객부두가 아닌 잡화부두에 접안해 승객들이 화물 사이로 승선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도 높다. 여기에 중국에서 신규 항로 개설 요청이 들어와도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조기 완공을 위해 재정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평택항의 여객선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늘어나 24만7,000명을 기록했다. 카페리 컨테이너 화물량도 지난해보다 40% 정도 증가하는 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항만업계는 임시시설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건립에 최근 1,400억원 규모의 국비 지원이 확정되자 업계의 상실감은 더욱 크다. 평택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중 해운회담 때도 추가 항로 개설이 논의됐지만 시설 부족으로 불발됐다"며 "인천은 국회의원 지자체 등이 똘똘 뭉쳐 국비를 따냈는데 먼저 재정사업 기회가 왔는데도 잡지 못한 경기도나 평택시는 답답할 뿐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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