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석연 변호사가 범보수 시민사회단체 후보로 추대되자,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이 변호사를 입당시켜 당내 경선에 참여시킨다는 복안이었지만, 이런 계획이 사실상 수포로 되면서 한나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자체 후보와 이 변호사 간 대결구도를 우려할 처지가 됐다. 더구나 당 지도부는 이미 야권처럼 투트랙 형태의 경선인 범여권 후보단일화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어 더욱 해법 찾기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김기현 대변인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범여권 후보단일화와 관련, "여러 프로세스를 밟고 있지만 지금 말하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면서 "제2라운드 형태의 경선은 없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변호사는 보수가 분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이 변호사가 후보등록일(23일)까지 입당하지 않을 경우 사퇴 등'대승적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23일 후보 등록을 할 예정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민생 행보 도중 기자들과 만나 범여권 후보단일화와 관련, "충분히 귀담아 듣겠다. (이 변호사와) 같이 얘기해 봤으면 좋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은 범여권 후보간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보수 진영의 분열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보수 시민단체들이 '범보수 재편론'을 외치며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이 같은 고민과 맥이 닿아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분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분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대해서 안이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상황에 대한 경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이르면 23일 서울시 선관위에 예비 후보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