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 받은 폴란드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 받은 폴란드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씨

입력
2011.09.22 12:31
0 0

"어린 시절이야말로 자신의 가능성과 기회를 탐구해야 하는 시기죠. 그래서 더욱 철학적인 그림책을 읽을 필요가 있어요. 어른들 눈에는 어려워 보여도 아이들은 다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이해한답니다."

올 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가치 대상을 수상한 폴란드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51)가 한국을 찾았다. 신작 <여자아이의 왕국> 출간 및 <마음의 집> 의 라가치 대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창비에서 펴낸 <마음의 집> 은 한국 작가 김희경이 글을 쓰고 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을 그린 책으로 한국에 첫 라가치 대상을 안겨준 작품.

22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만난 흐미엘레프스카는 "한국은 작가로서의 제 인생이 시작된 곳"이라고 소개했다. 미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그림 뭉치를 들고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을 찾았다가 폴란드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한국인 기획자 이지원씨의 눈에 띄어 첫 작품을 비롯한 전작(全作)을 한국에서 냈다.

"한국에서는 제가 추구하는 철학적이고 다소 어려운 주제들을 마음껏 그림으로 풀어갈 수 있어 좋아요. 폴란드는 그림책 시장이 작고 소재가 매우 제한적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책을 선호하거든요." 그는 어릴 때만 해도 폴란드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는데, 자본주의 물결이 유입되면서 폴란드 고유의 색깔이 많이 오염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섬세하고 몽환적이며 고요한 그의 그림들은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와 살바도르 달리를 떠올리게 한다. 가장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화가는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터 브뤼겔과 르네 마그리트. "폴란드에서는 제 그림이 동양적이라고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유럽적이라고 해요. 폴란드 전통을 따른다기보다는 저 스스로 만들어낸 고유의 스타일인 거죠." 그는 "글과 삽화가 서로 승하거나 패하는 일 없이 조화롭게 한 몸처럼 녹아있는 책이 좋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흐미엘레프스카는 철학적이고 심오한 주제와 스타일로 어른들을 그림책의 새로운 독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라가치상 심사위원들도 "글과 그림이 철학적 대화를 이끌어내는 한편의 우아한 시와 같다"고 평했다.

그는 이날 오후 홍익대앞 상상마당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 의 황선미 작가와 북콘서트를 가졌다. 23일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 24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독자와의 만남도 갖는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