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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hankookilbo/ 자유민주주의만 강조땐 사회민주주의 배제 우려

입력
2011.09.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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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뭐가 잘못인지;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의 강조가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포인트에서 문제가 될거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새 역사 교과서 교육과정 고시 직전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졸속 변경한 것과 관련, 한국일보가 22일자 1, 3면에 집중 보도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일보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의견을 구하자 @EBadoresAdela님이 보내온 멘션입니다.)

원론적 의미의 자유민주주의는 사상ㆍ표현의 자유 등을 보장하고 삼권 분립, 다당제와 선거제 등 민주주의 제도가 결합된 정치 체제로서, 우리 헌법의 한 원리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경제적 영역에서는 부의 불평등과 시장 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와 경제민주화 등 사회민주주의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서로 보완하는 체제로 돼 있는 것인데요, 이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도 보편적입니다.

문제는 '자유민주주의'만 강조할 경우입니다. 정부는 역사 교과서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이른바 뉴라이트 단체의 요구에 따라 민주주의를 일괄적으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로 대체했습니다. 이는 헌법의 한 축인 사회민주주의가 배제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큽니다. 실제 뉴라이트 인사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시장자유주의로 확장시켜 헌법 개정 시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를 삭제할 것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의 과거 역사에서 자유민주주의는 사상ㆍ표현의 자유 등을 확대시킨 것이 아니나, 군부 정권이 자유를 억압하는 데 주로 활용했던 정치적 이념이었다는 것이 대다수 역사학자들의 지적입니다. 냉전 시대 북한과의 대결 구도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면서 정권에 저항하는 이들을 '빨갱이'로 몰았던 것이지요. 자유민주주의의 본 뜻은 훌륭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왜곡된 의미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포괄하는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의견입니다. 한국일보의 보도는 바로 이같은 점을 분명히 하면서 역사 교과서의 '민주주의'를 모두 '자유민주주의'로 바꿀 경우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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