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처방 비율을 보면 그 나라에서 천식이 얼마나 잘 통제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죠. 한국은 아쉽게도 잘 안되고 있는 듯해요."
15, 16일 부산과 서울에서 열린 GSK 소아천식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소아천식 연구 권위자인 남덴마크대 소렌 페더슨 교수는 한국의 천식 관련 진료 실태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속효성 기관지확장제(SABA)와 흡입형 스테로이드제(ICS)의 처방 비율이 중요해요. 한국에선 SABA 처방이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여야 해요. ICS 사용률이 증가한 국가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전보다 천식 악화율이 70~80%, 입원율이 50% 이상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SABA는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킬 때 기관지를 곧바로 열어주는 응급약물이고, ICS는 호흡기 염증을 점차적으로 가라앉혀주는 장기치료약물이다.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꾸준한 치료를 하도록 약을 처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진료를 오래 해온 의사일수록 하던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죠. 세계천식기구(GINA)의 최신 가이드라인은 ICS를 권장하고 있어요. 증상이 즉시 완화하는 걸 선호하는 관습이나 너무 많은 환자를 보다 보니 흡입제 사용법을 일일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여건 때문에 아직도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이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지 않고 있어요."
페더슨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아랍권과 아프리카 국가 등 대륙별 천식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제학술단체인 GINA의 일원이면서 15년째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이기도 하다. 3개월마다 천식 논문 100여건씩을 검토해 GINA의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고 있는 그는 "이달 초 GINA는 5년 안에 전 세계 천식 입원율을 절반으로 떨어뜨리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GINA 가이드라인을 잘 적용하고 있는 나라는 이미 입원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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