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에 대해 무기판매를 강행함에 따라 미중 관계에 또 다시 파란이 일고 있다.
중국은 21일 미국이 F-16 A/B기 개량을 포함한 58억5,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대만과 체결한다고 밝히자 곧바로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거세게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張志軍) 상무부부장은 "미국의 잘못된 행동으로 중미 관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판매 강행은 중국 주권은 물론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13억 인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장 부부장은 또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자 중국 국가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평화통일을 해치는 행위"라고 로크 대사를 몰아붙였다.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22일 미국과 대만간 무기판매 계약 체결 사실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이로 인해 중미 관계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은 당초 최신형 F-16 C/D 전투기 66대를 구매하기를 희망했으나,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F-16 A/B기 145대를 개량해주기로 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는 해당 전투기에 대해 레이저 유도 폭탄(LGB) 및 첨단무기 장비 설치, 훈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로크 대사 초치에 이어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해 초 대만에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F-16 C/D 전투기 등이 포함된 64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하자, 미국과의 군사ㆍ외교 관계를 잠정 중단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연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공식초청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중국정부가 그때까지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주목된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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