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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현인'된 오마하의 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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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현인'된 오마하의 현인

입력
2011.09.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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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버핏)는 그(오바마)를 전적으로 신뢰한다."

'오마하의 현인(The Oracle of Omaha)'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두고 공화당의 공세에 시달리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자 증세안인 '버핏세' 아이디어를 제공한 데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정치 자금 모금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이 아니라 오바마의 현인(The Oracle of Obama)"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다음달 27일 오바마 대통령의 홈타운 시카고에서 열리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 주요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버핏의 투자 자문을 지낸 바이런 트로트 BDT 캐피털 파트너스 회장 자택에서 개최되는 행사 참가비는 1인당 3만5,800달러(4,200만원). 행사를 공동 주최하는 페니 프리츠커, 제임스 크라운, 존 로저스 등 시카고 기업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캠페인에 종자돈을 댔던 주요 기부자들이 다시 모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버핏 회장은 예전부터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대선 당시 버핏 회장은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두고 "두 후보를 모두 지지하는 나는 이중 결혼을 한 사람"이라면서도 "나의 선택인 버락이 당선된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비공식 경제 자문가인 버핏 회장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올해 2월 오바마 대통령은 버핏 회장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버핏은 세계 최대 부자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자유의 메달은 국익과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거나 각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쌓은 인물을 대상으로 매년 수여하는 것으로, 미 정부가 주는 최고의 훈장이다.

미 정치권에 계급 투쟁 논란을 불러 온 부자 증세안 '버핏세'가 불거진 과정을 봐도 두 사람의 신뢰를 알 수 있다. 발단은 '부자 감싸기를 중단하라'는 버핏 회장의 뉴욕타임스(NYT) 기고였다. 버핏 회장은 기고에서 "가난한 사람과 중산층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우고 가계를 꾸려가기 위해 애를 쓸 동안 거부(mega-rich)들은 그 희생에서 제외됐다"며 부자 증세를 주장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버핏의 얘기가 옳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균형 예산을 이루기 위해 연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부자들에게 최저한의 세율을 적용하는 버핏세를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멘토인 버핏 회장이 정치 영역까지 역할을 확장한 셈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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