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던 중 한눈을 판 사이 50대 여성 절도 피의자가 자신의 아파트 7층 집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방배경찰서 강력2팀 소속 형사 4명이 의류 절도 혐의를 받던 이모(51ㆍ여)씨의 광진구 자양동 S아파트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40분 뒤인 오후 7시10분쯤 이씨로부터 절도 증거물을 제출 받은 형사들이 거실에서 증거물을 정리하는 동안 이씨가 안방 쪽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절도 당시 이씨의 동선과 결제카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신용카드 겸용 교통카드 제시를 요구한 상태였고 이씨는 이를 찾겠다며 혼자 방으로 들어간 뒤 뛰어 내렸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3월 절도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상태에서 이번에 절도 혐의가 확인되면 실형을 살아야 한다는 중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방배서 형사들은 지난달 15일 이씨가 서울 반포동 S백화점에서 53만원짜리 원피스를 훔친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씨 유족들은 “형사들이 압수수색하려 하자 이씨가 집에 같이 있던 작은 아들(24)에게 ‘죽겠다’고 말해 아들이 20분 가량 울면서 말렸다”며 “형사들이 집에 들어왔을 때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씨를 더 주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또 “이씨가 투신하기 위해 10분 정도 베란다 천장에 부착된 빨래 건조대를 떼어 낸 뒤 김치냉장고를 옮기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 동안 경찰은 한눈을 팔고 있었다”며 방배서와 광진서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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