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서울시장 보선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21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개함되지 못한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 겸허히 수용해야 하고, 앞으로 그에 따른 변화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지지자로 알려진 나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을 이틀 앞두고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이는 복지를 화두로 내세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선거 지원 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원칙과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개함을 했더라면 우리가 이겼을 것'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큰 틀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에 따른 대화와 논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이 된다면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교육감, 시의회와 함께 논의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서울시장 보선을 지원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지도부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죠"라고 말했다. '복지에 대한 당론이 결정되면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봐야죠"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한편 나 최고위원은 초선 의원이던 2004년 6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데 대해 해명했다.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나 의원은 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이 행사에서 '무슨 행사인지 알고 온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위대… 무슨…"이라고 답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행사 내용을 모른 채 갔다 현장에서 뒤늦게 알고 되돌아왔다. 행사 내용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저의 불찰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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