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이 상생과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더불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66차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세계와 더불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1세기의 세계는 안보도, 경제도 서로 협력하며 공동 번영을 이뤄가는 세계이며, 북한도 이제 시대의 조류에 합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에 커다란 도전"이라며 "한반도가 더 이상 분열과 반목의 장이 아닌 동북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일구는 희망의 터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자신의 국정철학을 국제사회 비전으로 확대시키려 노력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개발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 공생발전을 강조하면서 "국제 원조는 인프라 구축, 무역 역량 배양 등 개도국 경제개발의 기반이 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주요 국정화두인 녹색성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환경도 지키고 경제성장도 하려면 화석연료를 덜 쓰고, 재생에너지 개발을 확대하며, 안전한 원자력 활용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0일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양심의 호소 재단'이 수여한 '세계지도자상'을 수상한 뒤 수락연설을 통해 "대통령 재임 중에 내가 할 역할은 (한반도) 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초를 닦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남과 북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9∙11테러 발생 10주년과 관련, "우리는 넘어질지도 모르지만 항상 일어날 것입니다"는 한 생존자의 표현을 인용하며 "우리가 아는 것은 신께서는 의로운 사람들이 완전히 넘어지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격려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크리스티나 첸 영부인 비서실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전쟁과 빈곤을 딛고 글로벌 한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큰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년 만에 미국 뉴욕을 방문해 활발한 '유엔 외교'를 벌였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유엔의 정회원국으로 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반 총장은 이 대통령의 방문 첫날 '세계지도자상' 수상식에 참석하고 만찬을 마련하는 등 각별하게 이 대통령 내외를 환영했다.
뉴욕=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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