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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스승이 만들어 준 장학금, 후학 동참해 마르지 않는 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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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스승이 만들어 준 장학금, 후학 동참해 마르지 않는 샘으로…

입력
2011.09.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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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던 고 최용식 교수가 내놓은 장학기금이 부인과 학교 동문, 동료 교수들의 십시일반으로 탄탄하게 자리잡았다. 고인의 이름을 딴 ‘석천 최용식 장학기금’은 매 학기 1~2명의 학부ㆍ대학원생들에게 500만원씩 지급된다.

장학기금은 1995년 최 교수가 정년 퇴직하며 내놓은 4,000만원에서부터 시작됐다. 부인 손영희(76)씨는 “그때 5만 달러는 외국에서도 어느 정도 공부할 수 있는 적지 않은 액수였다”며 “남편이 ‘공부하는 학생을 위해 쓰고 싶다’고 해 장학기금으로 내놨는데, 2000년대 들어선 은행 이자율이 떨어져 ‘종잣돈’을 까먹을 위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장학기금은 오히려 날개를 날았다. 손씨가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2002년과 2006년에 사재 5,000만원을 내놓았다. 앞서 97년엔 최 교수 장례식 비용 1,000만원이 보태졌다. 이 소식을 들은 동문과 동료 교수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학과 동문 10여명이 100만~5,000만원씩을, 2006년엔 기계공학과 교수 전원이 3,000만원을 기부해 현재 2억5,000만원의 기금이 쌓였다.

최 교수의 제자였던 기계공학부 석창성(54) 교수는 “‘석천(石泉ㆍ바위 틈에서 나오는 샘물)’이라는 호에 걸맞게 고인은 겉모습은 엄해 보이지만 제자들을 위해선 눈물을 흘릴 줄 알았던 굉장히 속정이 깊은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석 교수는 이어 “고인은 검소하게 살면서 제자들에게 주려고 (장학기금을) 남겼는데 원금이 없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후학들이 힘을 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최 교수는 제자 사랑이 살뜰한 것으로도 유명했다. 손씨는 “방학 때도 매일 학교에 나가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느라고 방학이 따로 없었다”며 “제자가 졸업을 해도 이름은 물론이고 몇 회 졸업이고 어느 직장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지까지 훤히 알 정도로 제자들을 챙겼다”고 회고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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