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대국 미국이 인터넷 속도 세계 26위를 기록하면서 동구권 국가들로부터 조롱받는 처지가 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의 소프트웨어업체인 판도 네트워크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를 비교한 결과 미국은 616KBps를 기록해 세계 평균(580KB㎰)을 겨우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루마니아(1,909KB㎰), 불가리아(1,611KB㎰), 리투아니아(1,462KB㎰) 등 경제수준이 낮은 국가보다 한참 뒤처진다. 조너선 아델스타인 전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은 "초고속통신망을 갖추지 않고서는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의 광대한 지역적 특징 때문에 초고속통신망 설치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설치를 해도 수익을 거둘지 불투명하다.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사용자들도 비용을 더 들여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하는 데는 회의적이다. 통신사업자간의 자유로운 시장경쟁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FCC는 1996년 통신법 개정 이후 인터넷 이용서비스를 통신서비스가 아닌 정보서비스로 분류해왔다. 통신 서비스로 분류되면 통신사업체는 요금책정 등 정부규제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이 그간 정보 서비스로 분류돼 왔던 터라 속도에 따라 요금이 매겨지고, 통신사업자간 통신망이 공유돼 인터넷 발전 속도가 더뎌졌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주요 외신들은 인터넷 속도가 음악과 게임 등 오락제공 외에도 공공치안, 교육, 경제성장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평균 2,202KB㎰로 1위를 기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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