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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키기' 일선 진영아 패트롤맘 회장/ "엄마의 힘… 문제아도 우습게 못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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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키기' 일선 진영아 패트롤맘 회장/ "엄마의 힘… 문제아도 우습게 못보죠"

입력
2011.09.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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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맘이 입는) 제복은 곧 엄마의 자신감을 상징해요. 제복을 입고 정찰하듯 학교를 세심하게 살피고 우리 아이를 지키는 활동으로 엄마들 스스로도 존재감을 찾자는 거죠."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동 패트롤맘 본부에서 만난 진영아(45) 중앙회장은 수 차례 자신이 입은 제복의 매무새를 확인했다. 경찰 근무복과 비슷한 회색 윗옷과 청록색 치마를 입은 그는, 양쪽 어깨 위에 태극 문양의 무궁화 계급장 5개를 달고 있었다. 진 회장은 "단체 설립 직후부터 서울경찰청의 인가를 받아 패트롤맘 회원들은 제복을 입었다"며 "경찰이 매일 학교에 나올 수 없는 만큼, 우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자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패트롤맘은 일반 엄마들을 주축으로 학교 아동 및 청소년을 돌보는 전국적인 단체다.

사실 진 회장은 몇 년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아들을 둔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3년 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아들이 심각한 학교 폭력에 시달리면서 '아이 지키기'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당시 한 학생이 동네 또래들과 함께 각목과 쇠파이프 등으로 아들을 지속적으로 위협했고 결국 담임선생에게 부탁해 자신의 아들과 상대 학생을 야구장에 데려가 화해하게 했지만 가슴 속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진 회장은 "그 때 엄마로서 아이의 안전한 교육 환경을 직접 조성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후 서울시교육청에 패트롤맘의 취지를 알렸고 학교 공문으로 동참할 엄마들을 모았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이 조직을 꾸리기는 게 쉽지 않았다. 예산문제 등 난관의 연속이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일이었기에 조직 운영비는 진 회장 혼자 책임졌다. 처음에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결혼 반지도 팔았다. 이런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1월 사단법인으로 행정안전부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 지금은 전국에 10개 지부를 두고 회원만 1만2,000명인 대조직으로 거듭났다. 진 회장은 "거의 1년 만에 1만명이 넘는 엄마들이 가입 한 셈"이라며 "학교안전 문제에 대한 엄마들의 불안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롤맘에겐 계급이 있다. 총 5단계로 일반 대원은 무궁화 1개, 읍면동 지대장은 2개, 시군구 지회장은 3개, 시도 지부장은 4개다. 마지막이 최고 계급인 중앙회장으로 5개다. 진 회장은 "우리의 계급은 지위가 아니라 봉사의 상징성을 의미한다. 봉사를 열심히 하면 계급이 올라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패트롤맘 대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 학교 구역을 수시로 돌며 학교폭력, 성폭행이 잦은 우범지대를 파악하고 순찰활동을 하며 범죄예방캠페인도 하고 있다. 진 회장은 "엄마들이라 동네 문제아들이 우습게 볼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제가 학교 담벼락을 둘러보던 중 흡연을 하는 학생과 마주치면 그 학생은 멋쩍게 씩 웃으며 피우던 담배를 끄고 머리를 숙이곤 자리를 피한다"고 전했다. 올해부턴 학교 내 학생들 안전을 지키는 '학교보안관'과 함께 학교 주위를 돌며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엄마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엄마의 적극적 역할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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