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완전히 뒤덮는 커다란 헤드폰. 요즘 디지털 세대를 상징하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어폰과 헤드폰은 과거 오디오나 휴대폰을 사면 끼워주는 액세서리였으나 요즘 디지털 세대들에게는 자신을 나타내는 또다른 패션 아이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바람에 전세계적으로 수십 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헤드폰과 이어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국내에도 프리미엄 제품 바람이 불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울바이루다크리스, 페니왕, 파이널오디오, 닥터드레 등 프리미엄 헤드폰과 이어폰이 잇따라 국내 상륙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헤드폰과 이어폰은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하며 유행을 선도해 '노홍철폰''빅뱅폰'등 연예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울바이루다크리스는 미국 유명 힙합가수이자 '분노의 질주''맥스페인'등 여러 편에 영화에 출연한 배우인 루다크리스의 이름을 땄다. 실제 그가 직접 음향 설계에 참여한 이 제품은 미국 및 아시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헤드폰 업체 시그네오가 제작을 하고 국내의 소울앤미디어그룹이 국내 유통을 맡은 루다크리스 헤드폰의 가격은 무려 50만원대. 귀를 완전히 덮는 디자인과 특수 회로 설계로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출시를 기념해 이날 방한한 루다크리스는 "한국에서 이름을 건 헤드폰을 내놓아 자랑스럽다"며 "많은 판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1월에 국내 판매를 시작할 일본 파이널오디오의 이어폰 '파이널 포르테X-G'의 가격은 무려 319만원. 물론 비싼 이유가 있다. 귀에 꽂는 황금색 크롬 유닛을 장인들이 일일이 손으로 깎아서 만든다. 당연히 수공예에 가까운 제작기법 때문에 소량 생산한다. 묵직한 금속통 유닛에서 울리는 소리가 공명을 일으키며 풍부한 음량을 전달하는 점이 특징이다.
비츠바이닥터드레는 국내에 프리미엄 헤드폰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미국 유명 힙합 가수인 닥터드레가 제작에 참여한 이 제품은 수영선수 박태환, 걸그룹 원더걸스 등이 착용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가격은 30만~70만원 등 다양하다.
유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아담이 디자인한 페니왕 헤드폰도 연예인 노홍철이 착용하면서 '노홍철폰'으로 불렸다. 올해 3월 국내 출시된 이 제품은 다양한 색상과 물결 무늬 디자인 등으로 여성들 사이에 패션 아이템이 됐다. 역시 20만~30만원을 호가한다.
프리미엄 헤드폰과 이어폰이 인기를 끌자 국내 보급형 이어폰과 헤드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소니마저 최근 프리미엄 이어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소니는 반도체 칩을 장착해 인위적으로 소리를 울려주는 기술로 만든 50만원대 프리미엄 이어폰 'XBA'시리즈를 11월에 전세계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처럼 프리미엄 헤드폰과 이어폰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스마트폰 보급도 한 몫했다. 일반 휴대폰은 업체마다 이어폰 단자가 달라서 제품 구매 당시 끼워주는 제품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은 오디오와 공용 단자를 사용한다. 따라서 다양한 헤드폰과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좋은 음질 및 패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어폰 및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업체인 애니모드의 이혁준 이사는 "전세계적으로 100달러 이상인 프리미엄 이어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확대와 더불어 미국은 물론이고 국내도 전체 헤드셋 시장의 20%를 차지할 전망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