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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MDC 대변인 자처한 지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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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MDC 대변인 자처한 지경부

입력
2011.09.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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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19일 오후 지식경제부는 기자들에게 1쪽짜리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올 초 KMDC라는 신생 자원개발업체가 미얀마에서 사업성 없는 가스전 광구 4곳의 탐사ㆍ개발권을 따낸 과정에 박영준 당시 2차관이 개입됐다는 보도(본보 9월10일자 1면기사)가 잇따르자 이를 해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지경부가 마치 KMDC의 대변인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지경부는 "정부 합동조사단은 미얀마측이 제공한 자료만을 평가해 유망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면서 "광구의 유망성 여부는 탐사ㆍ시추를 해봐야 알 수 있어 (KMDC가 사업권을 획득한 광구들에 대해) 현재로서는 빈 광구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당초에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독자적으로 시추를 결정해 성공한 사례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지경부는 지난해 8월 '정부 합동조사단'이란 거창한 이름으로 자원개발 공기업 간부들을 모아서 미얀마에 도대체 왜 간 건지 의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당시 조사단 업무의 핵심은 미얀마측이 제시한 광구들의 사업성 검토였다"면서도 "중요한 자료는 따로 비용을 지불해야 해서 공짜 자료만 살펴본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경부 유전개발과장, 가스공사의 신규사업처장과 탐사기술팀장, 석유공사의 석유공학실장과 탐사광구취득1팀장, 광물자원공사의 광물1팀장 등 내로라하는 정부 내 자원개발분야 전문가들이 공짜로 허접한 자료 받아서 대충 훑어보려고 국민 혈세 써가며 미얀마에까지 다녀왔다는 얘기일까.

더 기가 막힌 건 "광구의 유망성 여부는 탐사ㆍ시추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하나마나한 얘기로 KMDC를 두둔하는 듯한 대목이다. 석유나 가스가 얼마나 묻혀 있는지는 당연히 땅을 파봐야 알 터이지만, 그런 식이라면 애초 탐사부터 해봐야지 사업성 조사는 대체 해서 뭐하나 싶다.

지경부는 차라리 당시 조사단 활동이 KMDC와는 무관하게 국익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었다고, KMDC가 사업권을 따낸 건 자체 판단이었을 테니 정부와는 무관하다고 변명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자신이 한 일을 스스로 부정하는 어이없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하기야 주요 일정을 미얀마 정부나 우리측 대사관이 아니라 KMDC와 협의했으니 그렇게 부인하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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