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초대 조직위원장에 조양호(62) 유치위원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조 유치위원장이 조직위원회 수장을 맡는 것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소통과 유기적인 관계를 고려해서도 가장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박용성(71) 대한체육회장과 김진선(65) 유치 특임대사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조 유치위원장이 올림픽 유치과정에서부터 IOC와 불협화음 없이 긴밀하게 협력해온 점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한승수(75) 전 국무총리가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막판에 급부상하고 있다며 유엔총회에 참석키 위해 20일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다음주에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강원 춘천 출신으로 2008년 이명박 정권 초대 총리를 역임했다. 한 전 총리 주변에서는 88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주미대사와 외무부장관을 지낸 김용식씨가 초대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처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총리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확정 단계부터 조직위원장에 대한 강한 기대와 희망을 가졌던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겸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 고위관계자는 "박 회장이 본인의 입으로 조직위원장을 원한다고 밝힌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자리를 떠나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발을 뗀 김진선 특임대사도 "애초부터 조직위원장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었다"면서 "6년4개월이나 남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문화부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에 공이 큰 사람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대전제라며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중 누가 조직위원장을 맡아도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다. 문화부 관계자는 그러나 "조 위원장만큼 올림픽유치에 공이 큰 사람도 찾기 어렵다"며 "올림픽 유치과정에서 조위원장의 국제스포츠외교 역량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모두 유치위원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며 "그런 점에서 조직위원장에 조양호 카드는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직위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는 문동후(62)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무총장과 배종신(59) 2014 인천아시안게임 초대 사무총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 총장은 2002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이끈 점과 국제무대에서 원고 없이 영어로 브리핑 할 수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문총장은 그러나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초반 미숙한 운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배 전 총장은 인천아시안게임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합리적인 일처리와 20여년간 체육정책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정책전문가로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기홍 문화부 체육국장은 이에 대해 "올림픽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사무총장 인선의 바로미터"라며 "이들 외에도 복수의 후보가 자천타전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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