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때문에 창문도 못 열고 두통에 시달립니다."
인천시와 청라지구 주민들이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인천시는 20일 서구 수도권매립지 악취 근절을 위해 주변 환경개선 방안 등 악취 저감 대책을 발표했다. 청라지구 2만여 주민은 약 4㎞ 정도 떨어져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피해를 받고 있다. 인천 서구에 따르면 이 지역 악취 관련 민원은 2009년 14건, 2010년 37건이었던 것이 올해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450건(1~8월)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 연말부터 매립지와 가까운 청라지구는 물론이고, 검단신도시, 오류지구 등 신도시 입주가 예정돼 있어 민원은 더욱 확산될 상황이다.
청라지구에 사는 김모(45)씨는 "악취가 너무 심해 창문도 열어놓을 수 없고, 일부 입주민은 타 지역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청라국제도시여성총연합회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호흡기나 피부 질환을 앓는 등 악취로 인해 환경권과 건강에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며 "청라지구 입주 일정을 알고서도 악취를 방치한 인천시와 매립지공사 등 관련 기관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악취 개선을 위한 시민협의체를 10월 중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 서울시와 환경부 등 해당 부처에 수도권매립지 주변 환경개선안을 요구하는 한편, 수도권매립지 부담금제 도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악취가 심화되면 수도권 매립지 사용을 중단할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올해 여름 장기간의 호우로 수분을 함유한 폐기물이 왕성하게 분해되는 과정에서 매립장 복토면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 악취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매립지공사의 한 관계자는 "악취 저감을 위해 시설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 포집과 복토면 보수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은 서울이 46.7%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도(37.6%), 인천시(15.87%) 순이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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