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결국 이탈리아의 신용등급까지 강등시켰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유로존 경제규모 3위의 이탈리아가 타격을 입으면서 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을 'A-1+'에서 'A-1'로 각각 한 단계씩 강등한다고 발표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의 '부정적(negative)'을 유지했다.
S&P는 성명에서 "이탈리아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하고 있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S&P는 이탈리아의 올해 성장률 전망도 1.3%에서 0.7%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정위기가 그리스, 포르투갈 등 주변국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중심국으로 옮겨 붙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그리스 디폴트 위기로 휘청대던 국제 금융시장은 이탈리아 등급 강등 소식에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 이탈이 확대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당 11.4원 급등하며 1,148.4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증시는 기관과 개인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1% 안팎 상승세를 보였고, 이탈리아 등급 강등 후 열린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0~2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경기부양책 문제를 논의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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