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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사전모니터링제, 출판사들 새 마케팅 전략으로 확산/ "오자 하나만 잡으면 책 5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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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사전모니터링제, 출판사들 새 마케팅 전략으로 확산/ "오자 하나만 잡으면 책 5권을 드립니다"

입력
2011.09.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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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하나만 잡아도 책 5권 드려요."

이벤트 광고도, 아르바이트 모집도 아니다. 문학동네 온라인 카페에 뜬 '독자 모니터' 모집 공고다. 문학동네는 자사 출판 도서 중 오류나 오자를 잡아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독자 모니터를 선발한다. 모니터에게는 책 출간 전 미리 원고를 보내주고 모니터링 결과를 편집과 홍보에 반영한다. '실적'이 좋으면 계속 활동할 수 있는데, 모니터 참여횟수에 따라 선물로 주는 책 권수가 늘고 현금도 붙는다. 수시 모집하며, 현재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공고 맨 끝에 눈이 번쩍 띄는 한 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신 분은 문학동네 직원 공채 시 우대합니다.'

문학동네만이 아니다. 후마니타스 민음사 창비 등 출판사들이 신간 출간 전 미리 원고를 주고 의견을 받는 '독자 사전 모니터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독자는 따끈따끈한 원고를 미리 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출판사는 충성독자 확보와 입소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 제도를 가장 활발하게 운영하는 곳은 인문사회과학출판사 후마니타스다. 설립 초기인 2006년부터 독자들과 책 읽기 모임을 통해 신간을 기획했던 출판사는 자사 홈페이지 '함께 만드는 책' 코너에 기획, 편집 중인 책을 소개하고 모니터링에 참여할 독자를 모집한다. 관심 있는 책에 댓글을 달면 출판사가 원고를 보내주고, 정해진 날짜에 모여 저자나 번역가와 '모니터링 회의'를 하는 방식이다. 모집 공고가 비정기적인데다 모니터링 사례비도 없지만, 책마다 10명 안팎의 독자들이 꾸준히 모니터링을 신청한다.

후마니타스 정민용 주간은 "누가 올까 싶지만 의외로 사회과학 오타쿠(광적인 마니아)가 많다"고 말한다. 참여자들은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대학, 대학원생을 비롯해 인터넷 논객, 30, 40대 넥타이부대까지 다양하다. 정 주간은 "저자, 역자와 독자, 편집자가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려고 시작했다"며 "어떤 책은 초고만 쓴 상태에서 여러 차례 모임을 갖고 독자 의견을 책에 적극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20세기 세계문학 총서인 '모던 클래식 시리즈'에 한해 사전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한다. '모던클래식 서포터즈'란 이름으로 독자 30명을 뽑아 한 달에 한 번 모니터링 모임을 갖는다. 활동기간은 6개월로 이들은 번역 원서 대조, 원고 검토, 홍보, 편집 디자인 등에 의견을 제시한다. 일례로 로랑 고데의 <세상의 마지막 밤> 은 출간 전 서포터즈 트위터를 통한 설문조사를 거쳐 독자가 찍은 사진을 표지로 썼다. 민음사 홍보기획부 이미진씨는 "모던 클래식 출간 후 홍보 방안을 생각하다가 '세계문학전집'처럼 충성독자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보안 상 신청하는 모든 독자에게 원고를 공개할 수 없어 서포터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규모로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창비다. 황석영의 <바리데기>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스테디셀러는 인터넷서점과 연계해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1,000명 가량 사전모니터링 독자를 모집한다. 청소년 소설 <완득이> 의 경우 출간 전 전국국어교사모임에 가제본을 돌렸다. 사전 모니터링은 원고를 미리 받아 리뷰를 쓰거나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형식인데, 편집자는 이 자료를 활용해 편집과 홍보 전략을 짠다. 창비 어린이청소년출판부 이지영 청소년팀장은 "사전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독자들은 출판계 오피니언 리더라는 자부심이 높아 능동적, 적극적으로 의견을 준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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