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ㆍ구속기소)씨가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물론, 김 전 수석의 부인한테도 골프채 등을 선물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박씨가 지난해 5, 6월 서울 강남의 한 골프숍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여성용 골프채 세트를 구입해 김 전 수석의 자택으로 배달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관련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김 전 수석과 수 차례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현금과 상품권, 골프채 등 1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21일 오전 9시30분 김 전 수석을 불러 박씨의 부산저축은행 구명 청탁에 따라 금융당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씨가 박원호(54) 금융감독원 부원장에게도 상품권 등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는 대로 박 부원장을 불러 해당 금품의 성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기업공시본부장(부원장보)에서 올해 4월 부원장으로 승진한 박 부원장은 증권ㆍ공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부원장은 그러나 “수년 전 박씨 아들의 취업 상담을 해 준 것을 계기로 박씨와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어떤 명목으로든 금품을 받은 일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특히 저축은행과는 관련 없는 자리에 계속 있어 왔던 터라, 부산저축은행 관련 로비를 받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에 각각 500억원씩 투자했다가 전액을 날린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이 사기 혐의로 수사의뢰한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를 전날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는 KTB 측이 조성한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졌는데,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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