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싱의 인기는 옛날 같지 않다. 국내에서는 명맥 유지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외에서도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복싱이 인기를 잃은 가장 큰 이유는'세대교체'가 원활치 못하다는 점이다. 버나드 홉킨스(46), 셰인 모슬리(40ㆍ이상 미국),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8ㆍ멕시코) 등 '복서로서 환갑'을 넘긴 노장들이 여전히 세계 타이틀 매치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고 있다.
식상한 팬들의 입맛을 돋궈줄 신선한 주먹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멕시코 출신의 새로운 '천재 복서'사울 알바레스(21)를 주목할 만 하다.
알바레스는 18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 웰터급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알폰소 고메스를 6회 TKO로 꺾고 3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구가했다. 2005년 10월 프로 데뷔전에서 아브라함 곤살레스를 4회 TKO로 꺾은 알바레스는 이후 37승(28KO) 1무를 기록하고 했다. 나이를 고려할 때 놀라운 전적이다. 유일한 무승부는 데뷔 후 5번째 경기였던 2006년 6월 4라운드 경기였다. 이후 5년 3개월간 치른 33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했다.
알바레스는 복싱이 여전히 최고 스포츠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멕시코에서 '국민적 스타'대접을 받고 있다. 멕시코 국민들은 알바레스가 훌리오 세자르 차베스, 오스카 델라 호야의 뒤를 잇는 세계 최강의 복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 따르면 지난 6월 알바레스와 라이언 로즈(영국)의 WBC 슈퍼 웰터급 타이틀 매치 중계 방송은 멕시코 내에서 4,000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지켜본 것으로 조사됐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멕시코와 온두라스의 북중미 골드컵 축구 대회 준결승 시청률을 넘어서는 수치였다.
2008년부터 알바레스의 프로모터를 맡고 있는 델라호야는 알바레스가 곧 세계 복싱을 평정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상대도 쉽게 제압하는 그에 걸맞는 상대를 구하려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인구에 회자되는 '챔피언'과의 대결이 성사될 것"이라며 '알바레스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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