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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국내서 쓴맛 본 '신라면 블랙' 해외선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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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국내서 쓴맛 본 '신라면 블랙' 해외선 통할까

입력
2011.09.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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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블랙'은 분명 농심의 야심작이었습니다. 국내 라면업계 부동의 1위인 농심은 프리미엄 라면을 만들기 위해 지난 3년에 걸쳐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신라면 블랙이었습니다. 신라면 탄생 25주년에 맞춰 이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농심의 애정은 각별했죠.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출시 첫 달 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60억원(5월), 30억원(6월), 20억원(7월)으로 갈수록 급감했습니다. 1,600원의 높은 가격 자체도 과했지만, 무엇보다 '물가와의 전쟁'을 벌이던 정부로부터 '괘씸죄'에 걸린 게 화근이었죠.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는 문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ㆍ과장광고 판정(과징금 1억5,500만원)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은 결국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농심은 지난달 말로 국내 생산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승승장구하는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과 대비되면서, 농심 관계자의 말을 빌면 "속이 더욱 새까맣게 타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들여 만든 제품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으로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기로 했습니다. 지난 5일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중국(8일), 그리고 26일부터는 미국에서도 신라면 블랙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일본에선 현지 175개 매장을 보유한 대형할인점 '이토요카도'에 입점한 데 이어 이달 안으로 또 다른 대형할인점인 '쟈스코'(전국 170개 매장) 진열대에도 들여 놓는다고 합니다. 농심 관계자는 "하루에 거의 1개 이상 신제품이 쏟아지는 일본에서 이토요카도나 쟈스코에 입점된다는 사실 자체가 농심 제품의 일본 내 명성이 높다는 증거"라며 "전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 중인 신라면처럼 블랙 역시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유럽 등 30여 개국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라면은 이미 해외에서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상태입니다. 특히 일본에선 K팝을 타고 인기 걸그룹 티아라를 광고모델로 내세웠을 만큼 마케팅에도 총력을 펴고 있지요. 과연 신라면 블랙도 통할 수 있을 까요. 가격은 좀 비싸겠지만 '물가와의 전쟁'이나 '괘씸죄'같은 게 없는 외국이니까 아마 성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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