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 지역에 사는 김모씨는 최근 뜻밖의 횡재를 했다. 휴렛팩커드(HP)의 태블릿 컴퓨터(PC)인 '터치패드(사진)'를 단돈 99달러(약 11만원)에 샀기 때문. 이 제품의 원래 출고가격이 49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거저 주운 셈이다. PC 사업 포기를 선언한 HP가 재고 소진을 위해 폭탄 세일을 실시한 덕분이다. 이 제품은 할인판매가 시작된 직후 순식간에 매진됐다.
100달러도 안 되는 태블릿 컴퓨터(PC)가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19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HP가 생산 중단을 발표한 태블릿 PC 터치패드가 베스트 바이 등 북미 유통 매장에서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 세일로 내놓은 터치패드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HP가 PC 사업 중단과 함께 499달러에 판매했던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16기가바이트(GB) 모델을 99달러에, 599달러였던 32GB 모델도 149달러까지 파격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HP는 소비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조만간 2차 폭탄 세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HP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된 수량의 터치패드가 곧 공급될 것이며 몇 주 내에 판매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캐나다의 림(RIM)도 자사 태블릿 PC인 '플레이북'의 반값 세일에 들어갔다. 림(RIM)은 최근 현지 케이블 업체인 로저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499달러에 내놓았던 16GB 제품은 249달러에, 599달러에 거래됐던 32GB 모델은 349달러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조만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이 제품의 반값 할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림의 파격세일도 역시 판매부진 때문이다. 플레이북의 최근 분기 판매대수는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 20만대까지 떨어졌다.
포브스는 "모바일 전문기업인 림은 HP와 달리, 태블릿 PC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이익축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이패드로 사실상 태블릿 PC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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