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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선] 독도 문제 등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만든 역사신문 세상을 보는 눈 길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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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선] 독도 문제 등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만든 역사신문 세상을 보는 눈 길러줘

입력
2011.09.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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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오천고등학교는 1995년부터 신문 스크랩을 교과별 수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문을 가르치고 신문으로 가르치자'는 발상에 교사들 모두가 공감대를 이룬 덕이다. 특히 신문에 나온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제작한 '역사신문'은 전국 NIE대회에서 우수수업사례로 발표되는 등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역사신문 체험활동은 역사수업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처음엔 신문에 나온 기사만 오려 붙이는 게 고작이었던 학생들도 자신이 직접 작성한 기사가 실제 신문의 모양을 본뜬 작품집에 실리자 적극적으로 변했다.

역사신문 제작 과정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학생들은 신문을 보면서 자신이 평소 관심을 품었던 역사적 사건을 발제해 자신이 쓸 기사 아이템을 스스로 정한다. 독도문제와 5.18광주민주화운동 등 굵직한 한국 현대사 사건뿐만 아니라 신라시대 유물 진위논란 등 학술적인 내용까지 역사신문의 발제거리는 무궁무진하다. 교사는 신문의 사회면뿐 아니라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도 역사 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을 발견할 수 있게끔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템이 정해지면 '취재'가 시작된다. 학생들은 신문기사에 대해 단순히 의견을 적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지식의 폭을 넓혀나간다. 6ㆍ25전쟁을 아이템으로 선정한 한 학생이 남편의 전사 사실을 모른 채 60년 넘게 애태우며 살아온 할머니의 인터뷰를 성사시킨 경우도 있다. 해당 학생은 전쟁으로 희생된 유가족의 아픔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직접 할머니를 섭외했다.

이렇게 학생들이 기자가 돼 만든 작품은 '6ㆍ25신문' '독도일보'라는 제목으로 모여 라는 자료집으로 탄생했다.

신문제작 체험활동의 효과는 컸다. 학생들은 우선 신문이라는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신문과 더 친숙해졌다. 잡담으로 쉬는 시간을 때웠던 학생들도 이제는 각 반에 비치된 신문을 넘기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아이템 찾기에 나선다. 집에서 신문을 정기구독하는 학생의 비율도 학기초 25%에서 42%까지 증가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신문읽기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점이 가장 의미가 있다. 여러 신문을 비교해 날카로운 분석을 곁들이는 모습을 볼 때 신문읽기가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황인술 포항 오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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